“케이팝 콘서트인 줄···” 재일 동포 언론인의 한국 대선 취재기
“케이팝 콘서트인 줄···” 재일 동포 언론인의 한국 대선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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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동포이자 일본 진보 주간지 〈슈칸 긴요비(주간 금요일)〉의 발행인이기도 한 문성희씨가 한국의 대선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6월1일 서울을 찾았다. 그 결과물을 〈슈칸 긴요비〉에 보도하는 한편, 〈시사IN〉에는 한국 독자들에게 들려줄 ‘한국 대선 현장 취재기’를 보내왔다.
한국 대선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방한한 문성희 〈슈칸 긴요비〉 발행인. ⓒ시사IN 전혜원
6월1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대통령선거를 취재했다. 한국에서 선거를 취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한국 대선을 취재하자고 생각한 가장 큰 동기는 3월 말 서울일반상환학자금대출
에서 윤석열 탄핵 찬반 시위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한국 국민들이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어떤 심판을 내릴지 너무나 궁금했다. 현장을 안 보면 후회할 것 같았다.
6월2일 오후 5시 반, 서울 여의도공원에 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마지막 유세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일찍부터 사람들로보금자리주택공급계획
공원이 꽉 메워졌다. 민주당의 상징 색깔인 파란색 옷을 입고 파란색 풍선과 팬 라이트를 손에 든 사람들이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 모였다. 일본에서는 선거 마지막 날에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역 앞에서 의원 후보나 당 간부들이 연설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이 모이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지지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유세 현장은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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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마치 케이팝 콘서트 같았다. 남녀 청년들의 댄스 퍼포먼스로부터 시작했다. 이런 선거 현장을 일본에서는 보기 힘들다. 댄스를 추는 청년들이 “1번 이재명”이라고 반주에 맞춰 부를 때마다 관중이 호응해서 환호하는 모습도 신기했다. 선거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분위기는 이재명 후보가 등장한급여압류계산
시점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이 후보가 연설로 호소할 때마다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 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통령 후보라기보다 아이돌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일본 총리와 달리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하기 때문에 그만큼 “자기들의 대통령”이라는 마음이 큰 것 아닌가 싶다. 그것이 유세 집회 열기로 이어지고 있는 거할인율 계산
라 느꼈다.
이번에 대선 취재를 하면서 한국에서 분단과 대립 같은 여러 갈등이 상상 이상으로 깊다는 것을 느꼈다. 지역 간 갈등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이번에도 영남과 호남에서 투표 결과가 확실히 나뉘었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겪었음에도 영남에서 김문수 후보가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이 믿기 어려웠다한국은행기준금리인상
. 그만큼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뿌리 깊은 것일까.
지역뿐 아니라 성별, 세대 간 갈등도 깊다는 것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유세 현장을 취재하면서 실감했다. 6월1일 저녁 서울역 앞 광장에 설치된 개혁신당 유세 현장을 찾았다. 오후 6시쯤 도착했는데 벌써 지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2일반대출생활비
0~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었다.
내가 아는 서울 거주 젊은 사람 몇 명에게 물어보았다. 28세 남성 A씨는 마지막까지 고심한 끝에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의 남동생, 그리고 남동생 군 동료들도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한다. A씨는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하는 진보적 청년이다. 이제까지는산와머니
더불어민주당 계열과 진보 세력에 투표해왔다. 그런 A씨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기성 정당에 대한 반발에서였다. “한반도 평화나 소수자 인권 보호에 이준석은 저 멀리 벗어난 후보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늙어가는 한국 정치에 조금이나마 경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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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은 남자와는 만날 수 없다”
젊은 여성들의 선택은 달랐다. 29세 여성 B씨에게 물어보니 “제 주변 20대들은 이재명을 뽑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준석이 토론회를 통해 미운 이미지가 되었다”라고도 말했다. 이준석 후보가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해 폭력적인 표현을 인용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대구은행 신용대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김문수 뽑은 남자는 만날 수 있지만 이준석 뽑은 남자는 만날 수 없다”라고 했다.
세대 간 갈등도 심한 것 같다.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에 40·50·60대는 다수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 이른바 ‘586 세대’가 열렬한 지지자인 셈이다. 그들과 그들의 자녀 세대인 20대 사이의 갈등도 이번에 표면화되었다. 문재인 정권 때 방송사 사장을 지낸 아버지와 청와대에서 일한 어머니 사이의 아들이 집을 나가 윤석열을 응원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한국 ‘세대 간 갈등’의 상징으로 크게 보도했다.
한국의 6·3 대선을 보도한 〈슈칸 긴요비〉 표지.
서울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부모 세대가 자기를 민주화하려”는 것에 반발심을 가지는 젊은 층이 적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었다. 앞에서 소개한 28세 남성 A씨도 “(민주당) 지지자들인 50대 부모님 세대가 청년들을 가르치려는 태도가 싫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 가슴 안에 있는 혐오감·증오심을 불러일으켜 그것으로 세대 간, 남녀 간 갈등을 초래하는 방식의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준석 후보는 연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미치광이”라고 표현하며 사람들의 증오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무리 미운 사람이라도 한도를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 너무 심한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았다.
한편 취재하면서 흐뭇한 마음이 된 현장이 있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의 유세다. 6월1일 오후 5시 반,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인근에서 권영국 후보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었다. 유력한 세 후보와는 달리 연설을 들으러 온 사람은 수십 명에 그쳤다. 이재명 후보처럼 후보가 등장하기 전에 댄스 퍼포먼스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 어린아이와 함께 온 어머니, 청년 노동자 등이 응원을 하고 있었다. 한 젊은 남성 노동자의 지지 연설이 인상 깊었다. “월세 50만원짜리 집에서 하루하루 벌어먹고 살고 있다. 더 좋은 날이 올지 걱정이다” “유일하게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후보가 권영국 후보다. 천대받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대선을 치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영국 후보는 비정규직·이주노동자·성소수자·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나라를 끝내야 한다, 부자 감세를 멈추어서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차별과 불평등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윤석열 파면 실현에 큰 몫을 한 것은 노동조합·여성·성소수자 등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었다. 권영국 후보는 그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게 아닐까라고 짧은 취재 기간이었지만 느꼈다. 비록 최종 득표율은 1%도 안 되었지만, 이런 사람이 대선 후보자로 나가서 TV 토론회에도 참가한 것이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성숙돼 있음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
6월3일 밤 8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설치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 모인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이겼기 때문이다. 당선이 확정된 6월4일 새벽, 이재명 지지자가 모인 국회 앞에 가보았다. 한밤중인데도 5000여 명이 모인 광경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한국에서 본 대선 현장은 마치 ‘축제’와도 같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이 되었다. 민생 안정과 경제회복,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과의 관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한·일 관계,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 등 과제가 많다. ‘축제’ 뒤 만날 시련의 나날일 것이다.
문성희 (<슈칸 긴요비> 발행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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